저는 평생 다이어터입니다. 고등학생 때 전까지 저는 딱히 마르지도 그렇다고 딱히 두껍지도 않았던 거 같아요. 물론 관심 자체가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누가 봐도 그냥 건강하고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야식도 몇 번 먹은 것 같고 뭔가 식탐이 있다던가 하지도 않았어요. 그냥 아침 먹을 시간에 아침밥 먹고 점심시간에 급식 먹고 집에 오는 길에 문구점에 들려서 간식도 사 먹고 어머니께서 차려주시는 저녁밥 먹고 가끔 가족끼리 치킨도 시켜 먹고.
아마 제 나이또래라면(지금 30대) 다들 어렸을 때는 이렇게 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저의 학창 시절의 맛집이라는 개념도 없었고 먹방 이런 건 당연히 있지도 않은 단어였죠. 그냥 동네 사람들이 인정한 장사 잘되는 맛있는 고깃집, 치킨집, 짜장면집, 돈가스집. 친구들끼리 자주 가던 시내의 가성비 좋은 식당, 그 시대에 유명했던 카페 캔모아, 민들레영토 정도?
언제부터 저는 다이어터가 되었을까요? 고등학교 3학년에 들어가며 체대 준비를 시작했고 입시체육학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제자리멀리뛰기나 오래 매달리기와 같은 종목들을 잘하기 위해서 체중을 줄여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체중감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체대입시 선생님은 20살, 21살 정도의 정확히 말하면 같은 체대입시 학원의 선배님들 이였죠. 대학에 가서 아르바이트로 체대입시학원에서 강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1년~3년 동안 체대입시 준비를 하고 기록을 늘렸던 경력으로 학생들을 가르쳐 주는 경우가 많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에게 아직 영양학이나 생리학 같은 지식은 당연히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이어트는 어떻게 하냐고요? 그 당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라는 걸 알긴 알았을까요? 몸짱아줌마도 나오기 전의 시절입니다. 살을 빼는 건 그냥 안 먹고 많이 운동하는 게 전부이던 시절입니다. (물론 헬스장에서 피티를 받았으면 차라리 다이어트에 더 현명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었겠죠.) 근력운동 유산소운동의 개념도 없었고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이라면 줄넘기, 달리기 밖에 몰랐죠.
내가 체대입시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또는 내가 체중감량을 안 했다면? 아니면 누군가 제대로 된 체중감량 방법을 알려줬더라면 나는 이렇게 지금까지 다이어트를 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문득 하게 됩니다. 먹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과 체중을 줄여야만 기록이 잘 나와서 대학을 잘 갈 수 있다는 말에 그냥 먹고 싶은 걸 줄였습니다. 점심은 반만 먹었고 저녁은 김밥 반줄로 끝났습니다. 아침밥 외에는 항상 배가 고팠고 그때는 당연히 배고프고 못먹었으니까 이것저것 먹고싶은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대학 입시가 끝나고 이제 먹고싶은걸 먹어도 되는 상황이 되니 저는 이것저것 마구 먹었습니다. 체대 입시도 끝났으니 운동은 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굶다가 대학에 들어갈 때 쯔음에는 제 체중은 이미 많이 불어있었습니다. 체중뿐만 아니라 두꺼워진 다리와 허리 그리고 팔뚝... 그래도 그동안 살이 쪘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이 살았는데 처음으로 살이 쪄서 놀림을 당했고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학교 1학년 처음으로 트레이너 일을 시작하면서 옷도 핏 하게 입어야 했고 공부도 했기에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대로 근육량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 닭가슴살과 고구마를 챙겨 다녔습니다. 아침에 유산소 운동도 꾸준히 하고 근력운동 후에는 단백질 섭취도 잊지 않았죠. 동아리에서 프로필 사진을 찍는다고 하여 다이어트를 하다가 변비에도 걸려보고 애매하게 빼긴 했지만 그래도 그 당시 60 정도 되는 체중에서 53까지 빼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프로필 사진을 찍고 나니 다시 먹었고 또 쪘고 다시 뺐고 먹고 싶은 건 많고 이제는 이런 걸 먹으면 살찐다는 걸 아니까 쉽게 먹지도 못하고. 이런 생활의 반복 때문이었을까요. 저는 먹는 것에 엄청나게 집착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이어트를 반복하며 저는 어느새 평생다이어터가 되어 있었죠. 계속 체육업에 종사하다 헬스장에 찾아오는 회원님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했고 계속 먹고 싶은 걸 참아야 했습니다.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60살부터 다이어트하지 말아야지, 이런 생각들을 하며 보낸 약 10년간의 시간. 체지방률이 20%까지 올라간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16~18퍼센트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했어요. 정말 노력해야 했어요. 정말 매일 힘들었어요. 가끔 술을 먹고 하면 그 죄책감으로 그 이후 3~4일은 음식을 잘 조절해야 했고 최애 음식인 짜장면, 탕수육은 일 년에 한두 번 먹을까 말까였습니다.
그런 제가 처음으로 다이어트를 멈춰보았습니다.
다이어트를 멈췄을때의 변화는 다음글에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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